'트럼프 주식' 곧 나스닥 상륙, 올해 최대 '밈 주식' 관심 폭발

'트럼프 주식' 곧 나스닥 상륙, 올해 최대 '밈 주식' 관심 폭발

美 금융당국, 트럼프 SNS '트루스 소셜' 운영사 스팩 상장 허가
주주총회만 거치면 나스닥 상장. 과반 찬성 사실상 확정
트럼프, 상장 성공하면 5조원대 지분 챙겨
상장 이후 실적과 무관하게 트럼프 행보따라 주가 요동 전망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SNS '트루스 소셜'의 로고.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대선에 도전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이 우회 상장을 통해 곧 미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이후 트럼프의 지분 가치는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주가는 기업 성과와 무관하게 올해 대선 판세와 더불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사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은 전날 발표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그룹(TMTG)과 합병 허가를 받았다고 알렸다. 양사는 DWAC 주주총회에서 과반의 찬성표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합병된다. 주주총회 날짜는 16일 확정될 예정이다.

DWAC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다. 스팩은 다른 기업을 합병할 목적으로 만든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투자자들은 우선 돈을 모아 스팩을 만들어 증시에 상장한 다음 자금 모집 당시 목표로 밝힌 실제 기업을 2년 내에 합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비상장 우량기업을 손쉽게 상장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 스팩은 기한 내에 목표 기업을 합병하지 못하면 청산절차를 밟아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 CNN은 이번 합병이 벌써 2년 가까이 표류했다며 만약 DWCA주주들이 합병을 거부하면 강제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DWCA 주주들은 만약 강제 청산이 발생할 경우 주당 10달러를 받는 데 만족해야 한다. 15일 기준 DWCA 주가는 주당 50달러 수준이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제이 리터 재무학 교수는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있다면 미친 사람이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가 이번 합병으로 막대한 돈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7~2021년 재임 기간 동안 왕성한 SNS 활동을 했던 트럼프는 주요 SNS 매체에서 2021년 1월 의회 난동 이후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자 직접 SNS를 만들기로 했다. 그는 같은해 2월에 TMTG를 세우고 자체 SNS인 ‘트루스 소셜’ 운영을 맡겼다.

TMTG가 우회 상장에 성공할 경우 트럼프가 지닌 지분 가치는 주당 50달러로 계산해서 약 40억달러(약 5조341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SEC 공시 자료에 의하면 트럼프는 새로 상장되는 기업의 주식 약 7900만주를 받게 된다. CNN은 트럼프가 합병 이후 6개월 동안 주식을 팔 수 없으며, 제한 기간이 지나도 전임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지위 때문에 함부로 주식을 팔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일단 시장에서는 새로 상장하는 트럼프 주식이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이라고 보고 있다. 리터는 “이 주식은 밈 주식이다. 주식 가치는 회사의 기초적인 가치와 전혀 상관없다”고 진단했다. 이는 주가가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우회 상장이 임박한 TMTG는 사실 출범 이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TMTG의 매출은 지난해 3·4분기에 110만달러에 불과했으며 같은 기간 2600만달러(약 3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TMTG의 우회 상장 절차는 2021년 10월부터 시작되었으며 관련 회계사들은 지난해 11월에 TMTG가 당장 스팩으로 우회 상장하지 못하면 현금 부족으로 살아남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미 투자자문사인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 CEO는 자신 역시 개인적으로 DWCA의 주식을 샀다며 합병 및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에 대한 것이나, 트럼프와 연관 있는 것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에게 유리한 상황은 TMTG의 주식에도 유리하다”며 그의 형사 재판 및 대선 결과가 주가에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WAC 주가는 트럼프가 지난달 아이오와주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급등했으며 올해 들어 약 189% 뛰었다.